Duru 두루 개인전 : 물 좋은 마산, 붕어빵이 싱싱해요.
- manager
- 2023년 11월 12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3년 11월 18일


물 좋은 마산, 붕어빵이 싱싱해요.
2023. 11. 13 - 11. 27
티와이에이앤씨
작가 장두루는 자신 주변의 사물이나 환경을 깊게 관찰하고 그것을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표현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캔버스는 물론, 종이를 꼴라쥬하여 터프하게 표현하거나 플라스틱 박스를 재구성하는 등 재료의 물성,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로운 작업 방식으로 장두루 작가만의 표현을 이어나간다. 장두루 작가는 전형적이지 않은 연출과 구성은 청년 작가의 재기발랄함을 담았지만 결코 얕지 않은 스토리텔링으로 전달한다.
이번 전시 "물 좋은 마산, 붕어빵이 싱싱해요"는 마산 출생의 20대 청년 장두루 작가의 시각에서 바라본 자신의 고향 마산에 대한 관찰과 탐색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작가가 마주했던 그의 고향은 마산이 가장 번영했을 시기 1950년~1980년대를 경험하거나 보지 못했던 청년 세대의 시각에서, 그는 자신의 고향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호기심과 궁금증에서 했지만, 단순히 마산의 성장과 쇠락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서 마산만이 가지는 이야기에 주목한다. 바다도시 마산을 지켜온 신적 존재에 대한 경외심, 숭고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전래동화나 미신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오랜 세월 마산 시민들과 함께해온 역사이기도 하다. 작가는 끈질긴 관찰과 탐색을 통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나치거나 혹은 잘 모르고 흘러간 마산의 역사에 대해서 주목하여 관람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티와이에이앤시 디렉터 최혜량 (2023. 11)
월영동에서 오동동까지 걸었다. 요즘 같이 대중교통이 활발한 시대에 걷는다는 건, 이동만이 목적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나에게는 보겠다는 의지였다. 지금 나에게 뭐가 보이는지 알고 싶었다. '지금 내'가 다른 이들과 뭐가 다르길래 그러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잘 보고, 느끼는 것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이라고. 그걸 연마하는 중이라고, 시간이 꽤 필요한 일이라 나는 월급 받는 일도 하지 않고 관찰하고 느끼고 그 시간 속에 있는 연습을 공들여 성실히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오로지 내가 내게 부여한 그 자격만 믿고 걷고 생각했다. 내가 살아온 마산과 본 마산, 들은 마산, 새로 알게 된 마산이 조각조각 모여 연결될 듯 말 듯 했다. 그리고 끝맺지 못해 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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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봐주는 공간들이 있다. 그 곳에 찾아가서기만 해도, 지나가다 '아 여기가 그 곳이었지' 하며 고개만 돌려도 기분이 나아지는 곳이 있다. 역사가 짙은 공간들이 있다. 아주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 머물며 긴 세월을 겪은 곳이 있다. 기억이 있는 공간들이 있다. 길든 짧은 있었다 사라진 곳이 있다. 거리에서 사람들을 돌보는 공간들이 있다. 자신도 돌보고 다른 이들도 돌보는 마음이 있어야 지속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어쩐지 이 곳들이 다 같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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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포장마차나 외우며 걷다보니 내 뿌리가 알고 싶어졌다. 일본군이 마산포를 장악하고 제 도시로 여기며 가꿀 때 전기불이 들어왔고, 일본 바다 위에 공원이 들어설 때 마산만 바다 위엔 공장이 들어섰다. 물 좋은 마산이라 술맛도 좋고 간장맛도 좋았다. 골포 두척산에 황금빛 털을 가진 돼지가 살다 죽어 돝섬이 되고, 별신 장군이 마산만을 돌볼 때 바다를 딛고 부흥하다 멈춘 곳. 나는 그 잔재 위에 서있다. 그럼 그림이라도 그려야 하지 않겠나.
장두루 작가노트 (20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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